진보신당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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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격랑’이다. 쟁론의 강도가 ‘참패’를 자인한 한나라당 못잖다. 25명의 광역·기초의원을 당선시킨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악조건 속의 선전”이라 자평했던 진보신당의 최근 풍경이다. 당원과 당직자들에 이어 선거에 출마했던 당선·낙선자들이 입을 열었다. 부산 해운대구와 서울 마포구, 관악구에서 구의원에 도전했던 김광모·오진아·홍은광씨다.
이들은 각각 야5당 단일후보(김광모)와 야3당 단일후보(오진아), 진보신당 독자후보(홍은광)로 출마해 20% 넘게 득표했다. 공교롭게도 독자후보로 나선 홍씨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이 털어놓는 소회는 절절했다. 쟁점이 됐던 ‘야권연대’에 관해선 견해가 갈렸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은 한결같았다.
당의 독자노선에 가장 비판적인 이는 김광모 당선자였다. 그는 9일 인터넷 매체 <레디앙> 기고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마음은 한나라당 심판이었다”며 연대에 소극적이었던 중앙당의 ‘경직성’을 꼬집었다. 그가 전하는 선거판 현실은 진보신당 입장에선 참담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진보신당의 당 대표를 이회창으로 알고 있거나, 진보신당을 야 5당이 단일화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자신 역시 야권연대 반대론자였지만 막상 선거판에 뛰어들어 보니 “심상정의 눈물이 이해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는 “정체성이 훼손될까 두려워 스스로 움츠러든다면 진보신당은 결코 대안 수권세력이 될 수 없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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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진보정당 구의원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27.6%를 득표하고도 낙선한 홍은광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운동세력의 한 분파에 머무르고 있는 당의 한계가 여실히 노출됐다”며 “당의 비전이 없다면 30% 득표도 소용없다”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조건 없는 반이명박 연대’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당의 대중적 기반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이명박 전선’에 휩쓸릴 경우, 진보 정치세력이 새로운 길을 개척할 기회를 잃게 된다”는 이유다.
19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젊은 활동가 그룹은 당의 정체성과 진로 문제를 포함한 전면적 쇄신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11일에는 당내 모임인 진보정치포럼 주최로 지방선거를 평가하고 당의 진로를 모색하는 긴급토론회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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