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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라는 유령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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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89회 작성일 11-07-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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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에서는 ERP라는 유령이 돌고 있다


초기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말들이 많았지만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효율적 업무관리, 자재관리도 좋고 노동조합에서 이야기하는 노동강도 강화 및 구조조정 말도 좋다.

그러나 지금 현장에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는 회사나 노조나 전혀 아니올시다 이다.

그래서 개인의 의견이지만 그럭저럭 현장 직원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좀 길지만 지겹지 않게 쓸려고 노력했으니 봐 주시라.


ERP에 대해서 회사의 입장과 의견을 달아본다.

통합전산망 주요공지란 2010년 12월 8일에 ERP란 이런 것입니다.

라는 글에서 큰제목만 간추려서 살펴보자


ERP는 구조조정 수단이 아닙니다.


이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공기업이지만 요즘같이 사기업처럼 돈벌기(재정개선)에 집착하는

우리공사가 돈벌기 싫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인력감축의 동의어가 아닌 이상

회사에서는 경영개선을 위해 계속적으로 구조조정(개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RP가 아니더라도 왠만 한 회사는 직원들이 밥 먹고 오줌 누는 거 빼고 는

일만 하게 만들기 위해 작동되도록 돌아가게 되어 있다.

단지 시기와 방법이 다를 뿐이다

그러니 구조조정 안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구조조정은 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할 때가 있을 뿐이다.

사실 현장의 직원들은 ERP 같은 크고 작은 구조조정의 파도들을 버티며

살아 왔다. 또 그렇게 살 수는 있다.

결국 ERP가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구조조정 도구냐 아니냐)

누구의 입장에서 이것을 볼 것인가 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어쩌면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장사무실에는 ERP에 접속해서 업무처리 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나아지겠지만 현장업무 중심이 아닌

ERP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분명해 보인다. (사람이 ERP의 부속품 로봇처럼)

지금도 접속실적을 요구하고 있고,

업무실적 통계가 눈에 보이면,

격려라는 말로 포장된 압박이 올 것이고,

다른 부서와 경쟁을 부추길 것이 분명 하다.

당연히 힘들어질 것이다. 인력감축만이 구조조정이 아니다. 


ERP는 업무효율화를 위한 도구입니다


ERP란 원래 회계업무 효율화로부터 시작 되었다

(미국의 생산재고 관리 협회(APICS)는 ERP를 고객의 주문접수, 생산, 선적, 그리고 회계처리에 필요한 기업전체의 지원을 확인하고 계획하는 회계중심정보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회사 경영전반의 시스템을 통합관리 기능이 더 강조되고 있기는 하다. (통합이 무조건적으로 효율적일 것이라고 믿는 것도 이상하다)

그러나 여전히 출발점이 그러하듯이 업무효율이라는 말로 포장하지만

사실은 회계효율화 업무관리효율화이다.

직원 편하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 업무의 관리통제가 회사의 의도는 아니라할지라도

개인의 업무가 ERP의 부속화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다음으로 연결된다.


ERP 구축은 현장업무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하는 작업입니다.


현장업무는 이제 ERP의 틀 속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직원 좋아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다.

사용해본 결과 회사에서 관리하는데 편한 물건인 것은 확실하다.

관리하는 자는 편하고 작성하는 자는 많이 힘들다.

ERP를 작성하고 공유하고 같이 일을 하는 데 직원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고

또 비효율적이라는 거다. 일단 사용해보면 안다.

사람들이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져서다.

일하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리하는 자를 위해 만들어져있다.

이왕 돈 들여서 하는 거.

우리 현장직원들한테도 좀 도움이 되도록 하면 안 되는가?

같은 회사 다니는 직원인데 정말 한번정도는 현장에서 ERP를 다룰

다른 직원들 생각은 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도 어쨌든 이대로 가면

회사는 현장업무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하는 데는 성공할 것이다.

직원들은 피곤하겠지만...

(월급 받는데 이런 일도 못하나 그런 말은 정말 하지말자

잘 해보자는 거지 놀고먹겠다는 뜻이 아니지 않는가.)


직원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주인정신을 발휘해라나 뭐라나...)


좋다 어찌됐든 ERP를 한다고 치고...

우리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주인으로서 구입한 상품이 맘에 안 드는 게 있어서 좀

고쳐달라니 도대체 해줄 수 있다는 게 없으니

이럴 때는 상품을 사야하나 말아야하나요.

회사를 위해 같이 주인으로써 고민 하자고 해서

말 한마디 하면 갑자기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

노예 취급을 하는 이런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하나요.

돈 들여 만든 물건이 이래도 되나요.


그래서


교통공사도 사람 사는 곳이니 ERP 아니라 그 할애비가 와도 어쨌든 살수는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살아왔다

(사실  우리보다 빡신 데는 가끔 불행하게도 세상을 달리하시는 분도 있다.)

아마 ERP나 이걸 관리하는 자들에게

현장의 직원들은 그들이 원하는데 로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숫자와 데이터와 문서로만 존재하는 업무나 일들이

생겨날 것이고 결국에는 ERP의 데이터는 ERP의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묻지마 통계가 될 수 있다.

회사는 계속적으로 현장을 감시하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현실과 자료는 더 멀어질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ERP가 요구하는 대로 할 수 없는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현실을 ERP에 맞추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니 그럴 수밖에!!!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회사를 위하는 일인가?

이것이 회사가 말하는 업무 효율인가?


노동조합도 답답하다


서명용지 하나 받으면 다 인가?

이해와 공감으로 해야 할 노동조합이 언제부터 서명용지 남발인가?

서명 한번하면 조합원들이 조합이 원하는 대로 한다고 생각하는가?

전체의 일을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ERP를 하고 안하고는 조합에서 회사와의 협상과 투쟁으로 한다고 치더라도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당장 겪고 있는 일상적이고도 직접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조합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혁명을 할 때 하더라도 오늘 먹을 밥은 먹여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조합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조합이 뭐 필요한가. 그냥 조합비로

법무사나 변호사를 사지

조합간부들이 힘들게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열심히 보다는 잘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른 일을 좀 줄이더라도 현장을 좀 신경쓰자. (“니가 간부하지” 이런 말 하지

맙시다. 잘 해보자고 그러는 거지  누구 죽으라고 그러는 거 아니잖아요.)


사족 - ERP의 나쁜 점이 구조조정도 있지만 현장의 입장에서는 업무의 도구화, 직원 간 개별화 파편화에 있지 않나 싶다.



마무리 합니다.


반말해서 미안합니다. 귀찮아서 그렇게 되었네요.

조합이나 회사 모두에게

사고나 장애나 일은 현장에서 일어나지 전산, 문서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일을 하지 문서가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노조가 그러는 건 좀 아닙니다.

(요즘 메일이나 서명으로 일처리 하는 거 바빠서 그렇겠지만 보기 안 좋습니다.)

현장을 보지 않으면 중요한 걸 놓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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