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재민 기관사를 죽음으로 내몬 도시철도공사 경영진은 공개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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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일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故이재민 기관사를 죽음으로 내몬 도시철도공사 경영진은 공개사과 하고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라!
어제 아침 8시 6분, 5호선 왕십리역에서 도시철도 답십리승무관리소 소속 故이재민기관사가 평소 자신이 열차운전을 하던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평소에도 가족과 직장의 지인들에게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황장애는 순간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심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지경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철도 기관사들의 공황장애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적응장애등의 신경정신질환의 심각성은 이미 2003년부터 문제가 되어왔었다. 2003년 8월, 이번 사건과 비슷하게 故서민권 기관사가 자살하였고 그로부터 보름뒤 복귀를 앞둔 故임채수기관사가 자살하였다. 2006년 8월까지 32명이 정신질환에 걸렸고 11명이 산재승인을 받았다. 2007년 실시된 기관사 특별건강검진 결과는 더욱 충격적인데, 기관사의 우울증 유병율이 일반인의 2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4배, 공항장애는 7배나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런데 기관사들의 직무스트레스를 낮추고, 기관사들에 대한 신경정신질환관련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어야 할 공사경영진들은 어떻게 했는가?
그들은 사회적 관심이 잦아들자 산재요양 후 현장에 복귀한 기관사들에게 본인들의 의사를 무시한 업무복귀프로그램을 강요하고, 본사로 발령 내 사무실 잡일을 시키기 등 낙오자 취급하였다. 또한 산재를 인정받아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다른 기관사들에게 주지시켜 기관사들이 병을 숨기도록 강요하였다.
또한 국토해양부의 권고까지 무시하면서 수동운전을 강요해 기관사들의 업무스트레스를 증가시켰고, 병가 사용일수를 개인별, 팀별, 소속별 경영평가의 지표로 삼아 아픈 기관사가 그 고통을 숨기도록 강제하였다. 심지어는 병가사용일수가 많다는 이유로 퇴출대상으로 낙인찍고 직권면직시키는 행태도 서슴치 않았다. 이런 공포 속에서 현장에 남아 있는 기관사들은 침묵과 복종이외의 방법은 없었다. 가뜩이나 스크린도어 설치등 늘어나는 업무부담에 더하여 업무와 상관없는 봉사활동, 칭찬민원, 행복방송 등으로 소속별 경쟁을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하였다.
이렇게 도시철도는 죽지 않고 일하기 힘든 직장이 되어버렸다. 아니 죽음이 아니고서는 자신의 고통을 알릴 수 없는 직장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책임은 도시철도 경영진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도시철도노동조합은 지난 시기 기관사들에게 수동운전을 강요하고 현장통제와 업무외적 실적관리를 강요한 승무분야 고위간부들과 자신들의 경영실적 쌓기에 급급해 기관사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철저하게 짓누른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도시철도공사 경영진에게 고인의 죽음에 대해 머리숙여 사죄하고 고인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자신의 영달을 위해 기관사들의 건강까지도 희생시켰던 승무분야 관련자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 현장에서는 사람이 죽는데 그 죽음의 댓가로 승승장구, 희희낙락하는 관리자들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셋째, 기관사들을 포함한 도시철도노동자들의 직무스트레스 조사 및 역학조사를 노사공동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관사 업무복귀 프로그램을 전면수정하는 등 노동환경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넷째로, 서울시는 기관사 건강권 확보와 시민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1인승무제를 폐지하고, 아프면 쉴 수 있도록 현장 인원을 충원하라!
고인의 죽음앞에 공사경영진은 머리숙여 사죄하라!
기관사들의 고통을 발판삼아 영달을 추구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
도시철도노동자들의 건강은 곧 시민의 안전이다. 기관사 건강권을 보장하고, 1인승무 폐지를 포함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라!
아프면 쉬어야 한다. 부족한 현장인력을 충원하라!
2012년 3월 13일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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