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KTX,서울 메트로, 부산 도시철도 등 '짝퉁 부품' 1천여 량에 장착 운행 중
KTX와 도시철도 전동차의 핵심 부품인 제동장치 등이 '짝퉁 독일산'으로 둔갑돼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코레일과 교통공사 측은 해당 부품에 대한 이렇다 할 안전성 검증 없이 계속 열차에 '짝퉁 부품'을 장착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의 한 영세 열차 부품 판매상인 김모(49)씨는 2009년 6월부터 코레일과 부산교통공사, 서울 메트로 등에 전동차 부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발주처와 독일 K사 제품이나 1년 이상 현차 시험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국내 제품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씨는 K사의 한국지사에 근무했던 부하 직원 이모(38)씨가 빼돌린 부품 18종의 도면을 부산지역 영세 금속가공업체에 넘겨 '짝퉁 부품'을 만들었다.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부품은 전동차의 핵심부품인 실린더헤드, 라디에이터, 전원공급장치, 압축기 오일트랩 등 모두 18종에 이른다.
김씨는 독일 K사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직원 정모(52)씨와 짜고 실제 거래에 사용된 상업송장에 자신들이 만든 부품의 목록을 써넣고, 해외로 수출했다가 다시 수입하는 형식으로 짝퉁 부품을 '독일산'으로 둔갑시켰다.
발주처 검수 담당 직원들이 수입신고필증만으로 열차 부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안전검사를 생략한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김 씨는 계약금의 약 40%의 금액만 투입해 부품을 제작했고, 2009년 6월부터 2년 동안 모두 7억 4천만 원어치의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이 자체 제작한 짝퉁 부품은 KTX 전동차 800여 량, 메트로 전동차 350여 량, 교통공사 전동차 70여 량에 장착됐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부품을 사용할 경우 탈선이나 화재 우려가 있지만, 발주처 모두 외부기관에 의한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채 계속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12월, '짝퉁 부품'이 납품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자체 검사를 실시했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수직원 2명에 대해 경고 조치만 취했을 뿐, 문제의 부품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가짜 부품을 만드는데 도면을 제공한 직원 이씨가 '짝퉁 부품'으로 인해 대형 열차 사고가 날 경우 큰 책임을 지게 될까 봐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부산경찰청 수사2계 류삼영 계장은 이들이 납품한 부품들이 열차 운행에 핵심적인 부품이고, 특히 제동장치가 이상 작동할 경우 탈선이나 화재의 위험이 있다는 코레일측 KTX 검수 담당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코레일과 메트로, 교통공사 측에 열차 부품의 검수 절차를 개선하고, 세관 측에는 수입 기계 부품의 경우 서류상이 아닌 실제 물품을 직접 보고 검사하는 비율을 높일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김씨 등 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씨를 지명수배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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