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만 재밌어요(딴지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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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지킴이] 이석기 그가 있어 우리는 구원받았다.
이순간요즘 본인 마음이 심히 괴로웠다.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가카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뛰어난 선정으로 요순시대를 뛰어넘는 대평성대를 이루신 가카께옵서 퇴임하실 날이 점점 더 다가오니 어찌 괴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카께옵서 이 나라의 지존이 되시기 전 나라 꼬라지는 과연 어떠했나. 한 마디로 실로 망하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두 전직 대통령이 민주니, 인권이라는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단어를 내세우며 나라의 기강을 문란하게 만든 것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인가? 국민을 존중해야 한다며 우매한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우매하고 비천한 종자들이 다수 반대한다고 해서 정책을 뒤로 돌리기도 했다. 아니, 어디 존중할 것이 없어 인간 같지도 않은 천박한 서민종자들의 악다구니를 존중한단 말인가. 돈 없는 무능력 서민들이 어찌 제대로 된 국민이라할 수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말세였다. 그것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가카께옵선 그런 혼란스러운 난세에 지존의 자리에 등극하시었다. 그리곤 곧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대대적인 개혁작업에 착수하셨다. 일단 청와대로 통하는 길목에 튼튼한 산성(명박산성)을 떡하니 지으시더니, 그 이후부터는 거침없는 뚝심으로 가열찬 행보를 이어가셨다.
대표적인 것이 4대강 사업이다. 반만년 한민족의 식수로 사용되어 왔던 4대강의 수질이 악화된 것에 분개하셨는지 국토부 등에 무려 3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하사하시어 그 수질을 정리케 했다. 그것도 아주 눈이 돌아갈 정도로 빠른 시간안에 말이다. 나날이 독촉하시고 채근 하시니 어찌 작업속도가 빨라지지 않을 수 있으랴. 온 강산이 경쾌한 삽질 소리로 가득찼다.
가카께옵서 그리 서두른 것은 첫째는, 하루라도 빨리 국민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기 위함이요, 둘째는, 그 공사로 인해 생겨날 막대한 이윤을 몇 몇 사람들과 함께 소중하게 보관해 향후 나라발전을 위해 사용하기 위함이었으리라. 그와 같은 가카의 자비로운 마음 때문인지 일꾼들은 총폭탄 정신으로 완벽하게 무장하게 되었고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시간만에 완공을 이루었다.
그 와중에 환경을 파괴하고 법까지 어겨가며 국민혈세를 엉뚱한 곳에 퍼붓는다. 혹은, 무리한 공사진행으로 20명의 노동자들이 희생되었다는 둥, 소도 웃을 비난들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돈이 내돈이요, 내 마음이 곧 법이라는 일관된 철학과, 상위 5%에 끼지도 못하는 노가다 잡부들은 사람도 아니라는 봉건시대 호족들의 미풍양속을 존중하시는 가카께옵서는 꿈쩍도 하지 않으셨다.
애초 가카께옵선 국민들의 씨부림 따위에는 귀를 기울일 생각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나라를 말아먹은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대표적인 예가 위에서 말한 이 4대강 사업이고 말이다.
그와 같이 가카는 그저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가셨다.
민주주의니 인권이니 하며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만드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가카 자신이 하는 일을 욕하는 불순분자들을 모조리 색출하여 단죄하시었고, 전 정부시절 기강이 헤이해진 검찰과 경찰을 다잡아 다시 말 잘 듣는 검새와 견찰로 환원시키셨으며, 싸가지 없이 국민 알권리 운운하며 개기는 방송들을 확실하게 장악하여 자신을 위한 찬양과 고무가 가득한 건전한 공정방송으로 되돌려 놓으셨다. 이것은 정말 가카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로지 가카만이 할 수 있었고, 가카였기에 가능했던 빛나는 업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가카께옵서 떠날 날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일주일 전 문득 그것을 자각한 내 마음은 찢어질 듯이 아파왔다. 아……과연 누가 있어 가카의 선정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인가.
박근혜?
절대 불가능하다. 혹시라도 가카께옵서 퇴임 전에 수첩 100만권을 주문해 그곳에 해야 할 일을 빼곡이 적어주신다면 모를까.
정몽준?
말 귀도 못 알아듣고 동문서답하기 일쑤인 인간인지라, 이 인간은 가카께옵서 아무리 많은 가르침을 내려주셔도 소용이 없다.
김문수?
소방서에 장난전화 걸기에도 바쁜 인간이 무슨 얼어죽을.
그럼……문재인?
천인공노할 친종북극좌파무능포퓰리즘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계자가 어찌 감히.
그것도 아니면……안철수?
그냥 백신이나 만들라고 해.
‘으아아아아아아’
자칭타칭 대선후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아무리 생각해도 가카의 후계자가 될 만한 마땅한 인물이 없었기에 급기야 나는 고함을 지르며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었다. 헌법을 개정해 영구집권의 길을 열어놓지 않는 이상 가카의 선정을 계속 지속시킬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림시름 앓아가며 절망에 빠져있던 어느날.
나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비록 지금의 가카를 따라오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나 적어도 뚝심하나만은 가카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국민으로 불리는 빌어먹을 잡것들이 온갖 부정부패 등을 핑계로 뭐라고 지랄을 하든 눈과 귀를 닫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갈 사람.
이석기. 바로 이 사람이다.
아……정말 기적과도 같은 발견이었다. 평소 종북좌빨세력의 발호를 염려하는 나는 그날 기분도 달래볼 겸, 좌익세력들의 근황도 파악할 겸, 인터넷으로 진보통합당에 들어가 보았다.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지정하여 능지처참하고 3족을 멸해야할 죄인들의 소굴인 그곳이 요즘 시끄럽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가서보니 무슨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심결에 그 회의를 지켜보게 되었는데 어느덧 나도 모르게 거기에 빠져들어 장장 18시간 동안 헤어나오지를 못했다. 18시간 내리 회의를 방청하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는 보는 내내 벅찬 눈물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만세를 불렀다.
하늘은 아직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다. 가카를 대신할 인물이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대단한 인물인지 그 회의에는 얼굴도 비치지 않았는데도 나는 직감적으로 가카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남은 인생 그 분을 지존으로 만드는 것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사실 그 이전에 그에 관한 소식은 소문을 통해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동안 일부 소식통으로부터 조심스럽게 떠돌던 그 소문.
일부 혹자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진보통합당 안에서 어둠에 몸을 숨기고는, 소위 진보라 떠드는 좌익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은인자중하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는 소문을 말이다. 이미 적지 않은 세력을 모았기에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종북좌익세력을 몰살시킬 구체적 계획을 수립했고, 곧 실행을 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들었었다. 헌데 최근 불행히도 그 정보가 세어나가 적지 않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나는 통합진보당 운영위원회의를 지켜보며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가 바로 이석기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적의 내부 깊숙이 침투하여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구국의 비밀결사체를 구성해 힘을 쌓으며 시기를 보아오던 이석기. 비록 그는 그날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를 따른다고 추정되는 일련의 투사들이 보여준 행동은 소문이 진짜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엄청난 선거부실, 혹은 부정으로까지 추측할 수 있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그것을 구실로 공격해 들어오는 좌익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그렇게 당당하게 배째라고 개길 수 있는 사람들은 애국우파 사람들밖에 없다. 진보라고 주장하는 친북좌빨새가슴쫌생이들은 심장이 떨려서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 그 정도의 뻔뻔함과 낯가죽을 지닌 사람들은 우파이며, 그런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람의 낯가죽은 가히 가카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울 것이다.
물론 이석기는 자신이 시킨 것이 아니라며 겸손을 보일 것이다. 운영위원회의에서 충열된 눈탱이로 좌익들을 질타하던 사람들도 이석기를 위해 그렇게 행동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허나 우리는 안다. 언제 BBK가 자기거라고 말하던가. 민간인을 사찰하고, 방송을 장악한 가카의 수족들이 언제 가카가 시켜서, 가카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말하던가. 우파인사들은 원래 겸양의 미덕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 그런 것 잘 인정하지 않는다.
각설하고, 그렇듯 이석기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나는 그의 수족들이 보여준 행동으로 이석기가 거의 가카와 대등한 낯가죽을 지닌 위대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로 그 총대를 맨 사람은 이정희였다.
사실 이정희는 그동안 경기동부연합, 혹은 당권파라고도 불리는 비밀우파 세력의 일원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그동안 워낙에 뛰어난 위장술을 보여왔는지라 좌익들은 ‘그래도 설마, 이정희가……’하는 마음으로 믿지를 않았다. 그러던 중 그 본체를 당당하게 드러냈으니 그로 인해 충격을 받았을 좌익세력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소해 미치겠다. 아직도 낄낄거리며 미친 듯 웃고 있다.
이정희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으로 아주 감동적인 연설을 내놓았는데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조까, 인정못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는 거 인정을 못하겠으니 그만하고 닥치라는 뜻이자 아주 명백한 커밍아웃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환호성을 지른 이들은 경기동부연합의 회원들로 추정된다. 그동안 경기동부연합의 제일 밑바닥에서 좌익세력척결을 위해 위장전입을 통한 선거결과조작 등을 열심히 수행해왔다고 하는 사람들 말이다. 일명 동부군졸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와~ 대표님 힘내세요.”
탈세하다 뽀록나서 검찰로 출두하던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께 응원을 보내던 기자들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 경이로운 광경을 자라나는 우파청년들이, 그것도 빨갱이 소굴인 통합진보당에서 재연을 했으니 흐뭇한 마음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새파랗게 젊은 한 열혈여성동부군졸이 30년간 노동운동이라는 패악질을 해온 조준호 조사위원장을 향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라고 일갈했을 때는 정말……그때의 그 감동은 진짜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 벅찼다. 자라나는 새싹이 손수조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 좌익세력척결이라는 쾌거를 직전에 둔 순간, 그것을 눈치채고 경기동부연합을 와해시키려고 들고 있으니 틀림없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내가 평소 쌍욕을 퍼붓던 좌익녀 이정희가 사실은 애국세력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거기에 더해 나라의 미래인 우파청년들의(이후부터는 동부군졸로 표현함.) 당당한 모습을 목도하게 되니 그동안의 괴로움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때부터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회의를 지켜봤다. 회의를 지켜보니 소문대로 경기동부연합은 정말 적지 않은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지간한 배짱을 지닌 새누리당 우파인사들도 하기 힘든 말을 아주 태연하게 해가며 조직과 이석기를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어차피 조직의 존재가 발각되어 위험에 처한 이상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대놓고 나서는 그런 모습이었다.
공격의 무기는 조사보고서가 사실은 조사보고서가 아닌 조작보고서라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침소봉대 작전이다. 경상남도 통영의 바다에서 오염된 물고기가 두,세마리 발견되었으니 동해,남해,서해 등, 그 어떤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도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아침에 전국에서 팔린 생선들도 모조리 폐기처리해야 한다는 것, 뭐, 그런 것이랄까?
강제력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짧은 시간안에 더럽게 많은 것들을, 그것도 그에 관련된 자료조차 잘 내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조사한 것이니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결과에서 그러한 공격의 빌미를 찾아내었으니 참으로 위대한 작전이었다. 이후의 추가조사를 통해 그러한 것들도 같이 점검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좌익운영위원들의 말은 무시하고 주구장창 그 주장을 해댔다.
조직과 이석기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했던 진보통합당 내 우파비밀결사체 회원들의 확약을 몇 개 소개하겠다. 그들이 끝까지 정체를 숨기었다면 나 역시 좌익척결을 인생의 목표이자 화두로 살아가는 우파청년로서 끝까지 함구하겠지만, 그들 스스로 정체를 밝혔으므로 이제는 다른 애국우파들에게도 이들을 소개해도 상관이 없다고 본다.
“환경미화원이라 3교대로 일하기 때문에 저녁 8시에 잠을 잔다. 그때 전화가 와서 잠결에 짜증나서 그냥 당원이 아니라고 한 것이고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당원이 아니라고 했으면 지역당에 전화해서 이런 당원이 있냐고 했으면 있다고 확인을 해줬을 것 아닌가.”
전국에 존재하는 수십, 수백만의 유령당원을 한큐에 당당한 실존 당원으로 만들어버리는 실로 창의적인 주장을 내세웠다. 이제 유령당원이라는 단어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본인이 아니라고 해도 지역당에서 당원이 맞다고 하면 그냥 당원인거다.
본인이 아무리 남자여도 동사무소에서 여자라고 하면 앞으로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립스틱 바르고 다녀야 한다. 여자도 마찬가지. 본인이 아무리 여자라고 해도 동사무소에서 남자라고 하면 달마다 하는 생리는 금지요, 오줌도 지퍼만 내리고 서서 싸야 한다.
정말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제정신 박힌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러한 공격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파가 보통의 사람이던가. 상상 그 이상의 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이 바로 우파다. 왜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그 정도는 되어야 비로소 우파인사라 할 수 있다. 필시 신장호 위원도 적지 않은 안면피부층을 지닌 골수우파로서 경기동부연합의 간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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