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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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전보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여 봅시다.
얼마 전 12월 31일 자로 전보를 할 것이라는 예고가 떴습니다. 매번 인사․전보 때마다 개인적으로 느낀 내용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의 생각이니 잘못알고 있었거나 오해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니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는 직원 분들이 댓글을 통해서 수정해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장량처럼 신묘한 계책을 알지 못한다. 소하처럼 행정을 잘 살필 줄도 모른다. 전쟁에서 이기는 일에는 한신을 따르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쓸 줄 알았다.” 한 고조 유방의 말입니다. 인사의 공정성, 적합성을 표현한 말인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우리 공사의 발령문을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진급이 빨리되는 본사의 경우 이 부서에서 저 부서로 옮겨다니며, 동기들보다는 물론이거니와 회사생활을 몇 년 더 빨리한 선배들마저도 제치고 달려나가는 사람들이 가끔씩 보이더군요.
남들보다 이른 출근, 늦은 퇴근, 가끔씩 공휴일도 없이 출근을 함에도 눈치 때문에 수당도 청구 못하는 현실(특히 요즘은 더 그렇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본사근무자들과 통산근무자들의 빠른 승진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왜 몇몇 사람들만 그런 자리를 돌아가면서 차지할까요?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요?
제가 운영직이다보니 운영직만 한정지어 제 느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사철이 되면 매번 나오는 소리가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약 4,000명이나 되는 직원이 있는데, 운영직은 1,000명이나 되는데, 요즘 시험쳐서 들어오는 직원들의 수준(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의 직원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생각되는데 왜 ‘사람이 없다’는 표현을 쓰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인사부서에서 발표하는 전보기준을 보면 항상 운영직의 경우 본사근무 3년이면 전보대상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본사 A부서에서 B부서로 옮기는 직원들이 상당수이고, 아니면 전보기준 중 단서 조항인 ‘업무상 불가피한 경우’를 들어 한 부서에 장기체류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이 직원들의 업무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서일까요? 이 직원들 없으면 공사업무가 마비되는 것일까요?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업무를 하는 부서로의 전보가 제 눈에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한 마디로 ‘본전생각’밖에 없습니다. 오랜기간 동안 함께 근무하면서 엮어진 본사 근무자들 인맥(학연, 지연, 정 등)과 자기 사람 진급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전보기준 중 단서조항을 우선 적용하는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같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물론 이런 식으로 인사가 이루어지더라도 될 만한 사람이 간부가 되고 잘 돌아간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보십시오. 기획(계획)부서의 지시가 현장에 잘 적용이 되고 있습니까? 우리 회사가 크다고 생각하면 클 수도 있고 정말 큰 대기업과 비교해보면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민간회사의 경우를 보면 우리 회사보다 몸집이 훨씬 큰 데도 경영진의 생각이 현장에 즉시 전파되어 행동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문제점이 경영진까지 도달되어 피드백되는 시간이 우리 회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신속한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어떻습니까? 현장 경험이 없는 본사의 간부들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 채 계획과 지시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책임회피하는 방법(예를 들자면 문서로 지시했으니 안 따르는 곳이 문제다. 나는 할 도리 다 했다 등)만 연구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차츰차츰 바꾸었으면 합니다. 먼저 인력 풀을 구성하여야 합니다. 더 이상 ‘사람이 없다’라는 이유로 몇몇 사람만이 본사근무와 진급을 독차지하는 그런 인사는 개선되어야 합니다. 전보기준을 세웠으면 기준대로 하십시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본사 근무자가 또 본사 근무자로 편입되는 사례는 최소화 되어야 합니다. 둘째 승진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운영직의 경우 통상근무자리가 희소하기 때문에 통상근무자의 승진이 빠르고 이로 인해 통상근무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특권의식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라시대의 골품제도처럼 누구는 성골이다. 누구는 진골이다. 누구는 6두품이다. 나는 불가촉천민이다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일정 직급 이상 진급을 하려면 최소한 어느정도의 통상근무와 교대근무 경력을 갖춰야 한다라는 원칙이 있으면 본사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인맥을 구성하는 폐단과 통상근무를 하고 싶어도 끈 없음을 한탄하는 현업 근무자들의 불만감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저의 좁은 시각으로만 봐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여 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혹여나 제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를 보는 부서나 직원이 있다면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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