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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서울지하철차량동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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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0회 작성일 13-09-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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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 생의 늙은 노동자

소장,팀장 최소한 차장 자리에 앉아 정년연장을 기다리는 동년배들과는 달리

만년 5급 현장대리

 

타기지 전출로 인해 지축기지에서 군자기지로 또 다시 창동으로

생소한 업무부여

새벽두시까지 밀려드는 전동차정비에 이어

야간당직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책상에 앉아서 밤샘대기

그리고 그 다음날 어김없이 다가온 야간근무의 부담에

잠시 잠자리에 들었던 김현주동지를 일어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누가 그리고 무엇이 우리의 현주형님을

고 김현주로 만들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장근무인원,

요구하고 또 요구해도 확보되지 않은 부족부품,

날마다 쏟아져 내려오는 공사의 특별업무지시서의 압박,

야간당직비 구천구백원과 바꿔야 하는 새벽 잠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되는 야간근무

 

사람의 리듬이 아니라 전동차의 리듬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검수원의 운명이

우리의 생명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시간만 맞춰 놓으면 한없이 돌려가는 그런 쇳덩어리가 아닙니다.

 

우리의 현주형님을 그냥 이대로 보낼 수 만은 없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동지가

모레는 또 다른 동지가 쓰러지고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 할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쓰러지기 전에는 쉬고 싶어도 쉴 수도 없는 인원부족의 현장이

우리를 죽음으로 내 몰고 있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가 이루어지는 그런 지하철을 이젠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2013년 9월 12일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차량지부 창동차량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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