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 1호선 사고에 대한 시민의 작은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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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가 크신 부산지하철노동조합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시는지 새삼 느낀 7월 17일 이었습니다.
저도 사고 열차에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날의 기억과 일주일동안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접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을 말씀드리고자 이렇게 한 글 올려드립니다.
저는 출장 후 귀임을 위해 그날 그시각 시청역에서 승차하여 신평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승차한 지 불과 15초?도 안되어 역하게 타는 냄새가나기 시작했고
30초 정도 지난 후에는 맞은편에 앉은 승객의 얼굴이 뿌옇게 변할 정도로 연기가 찼습니다.
저는 화재를 직감하고 무전기로 달려가 무전을 하였습니다.
몇 호인지 기억나지는 않으나, 신평방향으로 달리는 전철의 제일 앞칸 즉, 기관실 바로 뒤칸이었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대충 이런 대화였습니다.)
기관사님이, 무슨일이십니까?
제가, 연기가 차고 있어요!
기관사님이, 네?
제가, 여기 안에 연기가 가득 차고 있어요!
기관사님이, ......
제가, 저기요???
기관사님이, ......
이때, 제 무전 대화를 듣던 옆의 남자분들이 연기가 더욱 차기 시작하니,
기관실과 연결된 문을 쾅쾅 두들기며 '연기가 납니다! 저기요!라고 소리쳤습니다.
대답없이 전철은 다음역 양정에 도착하였고 안내방송도 그대로 다음역을 안내하였습니다.
모든 출입문이 열리고 양정역에 서있던 승객들이 승차하려하시기에 타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나서 기관실 문이 열리더니 기관사분이 나오셨습니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이시는 그 분은 상황을 보시고, 또 주변의 승객들의 아우성을 들으신 후,
모두 내리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저희 칸 안에서.
내리는 승객들이 타려는 승객들에게 타지말라고 말하였지만 일부 듣지않고
빠르게 승차하여 자리에 앉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사고시 중요한 건 방송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관사분께 방송을 하세요!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그 기관사분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계속 그 칸 안에서. 다 내리세요!라고 반복하였습니다.
일단 저도 내리며 다시 소리쳤습니다. 방송을 하시라고. 하지만 많이 당황하신듯 보였습니다.
결국 어떤 남자가 기관사에게 다가가 팔을 흔들며 방송으로 말하세요!라고 하니.
그제서야 기관실로 들어가셨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기관사님도 인간인지라 당황하셔서 순간 허둥지둥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많이 늦지 않게 안내방송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두 가지 이유는.
사고가 난 순간, 감정과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반응하여
안전수칙을 수행할 수 있을만큼 단련시키는 것이 안전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으나, 저 같이 그냥 이용만 하는 승객도 사고가 난 순간
무전기와 출입문 비상열림장치가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건 필히 매일 출퇴근 시간에 자연스럽게 보아온 전철 내 안전수칙이
자연스럽게 익혀졌던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매일 보는 안전수칙을
기관사님은 얼마나 몸에 베여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 사고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종합관제실로 지시를 받은 기관사는 안내방송을 하였다.
라는 내용이 군데군데 들어 있지만. 제가 지켜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안전 메뉴얼이 얼마나 잘 움직였는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여러 관계자분들이 수고하심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노후된 전철을 바꾸는 것과 안전수칙 모두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첫째는 노후된 전철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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