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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해고자가 귀족 노동자에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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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42회 작성일 14-12-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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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졸렬한 글에 대하여 반기를 드신 님들은 21년차 해고자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저더러 ‘귀족 해고자’ 라 합니다.

  이는 해고자이되 배가 고프지 않고 넉넉하게 배부른 해고자란 그런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배부른 ‘귀족 해고자’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귀족성은 제 의도로 된 것이 아니라 우리 부지노 조합원들의 정성으로 이뤄진 것이고 그 기준은 해고되지 않으면 받았을 평균임금의 수준에 다름 아닙니다.

  따라서 제 수준의 정도가 ‘귀족’으로 칭해질 정도라면 우리 조합원의 수준 또한 ‘귀족’으로 칭해져야 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부지노 조합원들의 수준은 님들이 경험하고 계시다시피 결코 넉넉한 수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대근무 야간근무 등을 하느라 막장을 파고드는 광부처럼 자신의 건강을 갉아 먹으면서 벌어들이는 유일한 소득이란 점에서 보면 턱없이 부족하면 부족했지 결코 넉넉지 못한 수준입니다.

 

  님들은 저의 민주노총(부산본부) 살이를 비아냥이며 본부를 위해서 한 것이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님들의 물음에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 비록 능력은 부족했지만 민주노조가 일천하던 시절 부지노가 파견한 지역본부의 의장 또는 노동상담소장으로써 단 한 푼의 활동비도 받은 적 없이 제 생활비의 일부를 사용해가면서 16년 동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항상 노력했노라고 감히 말 할 수 있습니다.

  님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제 20년 해고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민주노총(부산본부)를 위해 살아왔노라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후임 본부장님들은 공로패를 두 번이나 수여했던 적이 있었고, 모범조합원이라야 받을 수 있는 민주노총 금 뱃지도 자랑스럽게 받은 바 있었단 말로 민주노총(부산본부)에서 한 제 역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민주노총(부산본부)에 대해서 몇 말씀 드릴까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민주노총(부산본부)가 출범할 96년 2월 당시는 민주노총이란 존재감은 주변 단체들에 비견될 바가 아니었습니다,

  부산본부는 민주노조의 전신 전노협 부양노련을 계승하지 못한 오리지날 신생조직이었던지라 모든 면들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자니 외곽조직으로부터의 도움은 절실할 수밖에 없었고 본부장을 지도 자문케 하는 일환으로 3인(부산연합의 박순보, 부산노동자회의 이성도, 부노련의 김진숙)을 지도위원으로 모셨 바 있었고, 2대 본부장을 하면서 2인(부산 민변의 문재인, 영남노동운동연구소의 김석준)을 추가하여 그들로부터 조직운영과 관련한 여러 가지들을 배우거나 수혈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두 분은 저 세상 사람이고, 한 분은 부산시 교육감으로, 한 분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쳐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바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 때의 그런 관계설정이 호의적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악의적으로 발전되어 민주노총(부산본부) 이름으로 당해 지도위원을 타격하거나 지금처럼 민주노총(부산본부) 내 정파간 헤게모니 쟁패전을 도래케 한 것은 아닌가 하여 그 책임감 또한 심히 무겁습니다.

 

  그리고 김진숙 지도위원입니다.

  저는 뭔지 모르게 김 지도만 생각하면 늘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장 많은 것을 알아야 함에도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김 지도에 대해서 제가 아는 부분 중 같이 공유해야 할 대목 하나만 말씀드릴까 합니다.

  그것은 ‘김진숙의 85크레인 고공농성투쟁’ 입니다.

  한진중공업이 사측이 단행하려는 정리해고를 막고자 김 지도가 85크레인에 올랐지만 당시의 한진지회 지도부 등은 그런 그를 그들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마뜩치 않아 했습니다.

  그런 마뜩찮음은 급기야 경찰특공대를 동원해서라도 김 지도를 끌어내리려고 획책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지도위원들이 나서서 극구 말렸기 망정이지 그대로 뒀다면 역사적인 ‘85크래인고공투쟁’이나 김 지도는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님들은 당시 누가 경찰특공대를 동원하고자 했던지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당시 한진 간부들이나 금속 지부장이나 지도위원 또는 85크레인 아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김 지도 수발 역을 성실하게 담당했던 동지들의 얘기만 들어도 그 장본인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못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2004년도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쪽시런 일입니다.

  위암 수술 후 병약해진데다가 민주노동당 금정구 위원장이기도 했던 제가 사하구 동지들의 강력한 요청이긴 했지만 금정구도 아닌 사하로 간 것부터가 잘못이었습니다.

 제 국회의원 출마가 님들이 말하듯 제 개인의 정치적 야심 내지 영광스럼으로 보았던 부지노 대다수 조합원들은 선거기간 내내 극히 일부분의 사람만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황망했던 일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촛불을 들어야 한다면서 몇 되지도 않았던 그 나마의 선거운동원들이 썰물처럼 서면으로 다 빠져나간 거였습니다.

  그랬습니다. 저의 사하구 영입은 총선을 통해서 그들 영역을 넓히거나 지역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이상이나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었고, 저는 그런 그들을 위해 꼭두각시 춤을 멍청하게 췄던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총선이 끝나고 나서 쇠락해가는 사하 공단지역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삼당소를 상설적으로 운영하리란 계획을 접고 사하와의 인연은 그것으로 다 접고 말았습니다.

  그런 저의 일탈 탓만은 아니겠지만 조경태 후보가 부산지역 유일 야당후보로 당선되는가 싶더니 내리 3선째 하고 있는 중입니다.

 

  말씀마따나 20년째 단체교섭마다 단골메뉴로, 그렇지만 성사시키지 못한 줄 알면서도 우리 노조는 저의 복직을 현안요구의 1호 안건으로 올리기를 매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니 노사 누군들 제 복직을 달가와 하는 이 거의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올 교섭에서 저의 복직 문제가 일정 물꼬가 트였다 말들 합니다.

  그 정도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것이고, 그 조건이란 다름이 아니라 저더러 그만 조용히만 있으면 내년에 생각해보겠단 것입니다.

  집회 같은 것 하지 말고, 소를 제기하는 것, 글 같잖은 것도 쓰지 말고 조용히 있으면 그 정도에 따라서 판단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님들이 제가 복직하지 못하는 이유로 든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고자 당사자인 저는 제 복직의 문제는 집행부(위원장)의 의지와 부지노의 힘의 정도에 따라서 가늠되어지는 것이지 제 행동거지에 따라서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올해 제 복직이 논의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의용 집행부(위원장)의 강력한 의지와 우리 부지노가 상당 정도 힘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이지 제가 조용히 있다 해서 이뤄진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반드시 부산지하철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우리 부부 두 사람의 열정이 있었고 우리 가족의 사랑을 포함한 모든 것이 다 있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물론 제 집사람도 지하철을 떠나서는 한 시도 살아갈 수 없는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님들은 저를 귀족해고자라 이죽이지만 그렇게 시샘할 정도로까지 저는 우리 부지노로부터 20년째 무한 사랑을 받아왔고, 그 반의 반이라도 갚아야 할 숙명을 짊어졌기 때문입니다.

  해서 저의 복직을 두고 이러니저러니 말씀들이야 할 수 있겠지만 저보다는 님들만 자학케 하는 무모한 일이니 삼가심이 님들 건강에 두루 좋을 것입니다.

  엄동설한 농성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우리 부지노가 2014년도 임 단협을 마무리하는 시점부터 나설 것을 이미 계획하고 있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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