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판한다 그러나 이해한다 > 열린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열린게시판

자랑스러운 우리는!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나는 비판한다 그러나 이해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10회 작성일 14-12-20 13:05

본문

나는 비판한다.

소중한 우리들의 단체협약을 개악시키는데 동의한 쟁의대책위원(위원장과 4명의 지부장)들의 결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통상임금 문제를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고 내년으로 넘긴 것도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집행부 뿐 아니라 조합원 다수도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 아래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판단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방침만 읊조리는 사측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양보교섭에 동의할 수 없다.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타협 정신을 놓치는 순간 노사협조주의라는 요물이 순식간에 노동조합을 집어삼킬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내년 소송 결과가 나온다고 사측의 입장이 달라질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행부 결정을 이해한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보교섭이란 비판이 두려워 무모한 결정을 했다가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금 잃고, 단협 개악마저 막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리한 법원 판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누군들 보다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싸우고 싶은 생각을 뿌리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교섭은 현실이다.

책임자는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노동조합을 둘러싼 정세, 그리고 우리의 힘, 사측의 힘 모든 것을 두루 판단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뻔히 패배가 예상되더라도 싸워야 할 때도 있고, 결사항전을 해야 할 때도 있다.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이 그러했고,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이 그러했다.

그런가하면 내일을 위해 오늘은 후퇴를 해야 할 때도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와 같은 전술상의 후퇴가 그것이다.

물론 나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던 위원장과 지부장들이 어떤 고민으로 양보교섭을 했는지 모른다.

다만, 소식지 등을 통해 유추해 본다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올해 안에 타결을 못하고 교섭을 내년으로 넘길 경우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 즉, 2014년도 임금인상분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현실적 고민을 집행부 입장에선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끝까지 싸운다면 정부의 압박과 탄압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한 투쟁 전망이 양보교섭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무튼 집행부는 후자를 선택했다. 올해가 아닌 내년 투쟁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는 올해 단체교섭투쟁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최종 판단은 유보한다. 아직 내년이 있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94
어제
2,765
최대
15,069
전체
2,184,002

상호명 :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사업자번호 : 604-82-02975  대표자명 : 최정식  대표번호 : 051-678-6190
Copyright © 부산지하철노동조합.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