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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편지에 대한 실망감 (사장님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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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09회 작성일 14-12-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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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12번째 한마음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처음 한두번은 신선했지만 가면 갈수록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 못을 박는 편지가 되고 있습니다.

 

2014년 10월 13일, 취임 후 첫 한마음편지에서 사장님은 '소통'으로 그 내용을 채우셨습니다. 관료 출신이라 꼬장할 것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지금까지 다른 CEO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정기적인 소통의 통로를 만들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 위해 귀찮기에 더 어려운 방법으로 시도하시는 모습에 살짝 감동도 받았습니다.

 

생각보단 우리 사장님 더 믿음이 간다

퇴근후 술한잔 하면서 나눈 동료들의 공통적인 평가였습니다. 현업의 직원들이야 사장님 한번 뵐 기회도 없고 우리는 우리일만 잘하면 되기에 처음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고 있었고 이어지는 '한마음 편지'에 사장님의 마음이 변치 않고 있다는 작은 확인정도는 했습니다. 앞으로 갈등이 있을 때, 아마 소통을 통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어려움은 현명함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소통을 하면 이해를 하고 이해를 하면 마음도 전해지겠지요?

 

그 믿음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부산은행역 파문이었습니다. 원칙적으로 그건 아니지요. 시 고위층의 요구가 있었을 거라거나 부산은행이 힘이나 돈이나 뭐든 썼을 거라거나 흉흉한 소문들이 돌았지만 역명은 병행이며 유상판매라는 그 원칙마저 깨 버릴 정도라면 상당한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갓 들어온 신규직원도 눈치 챌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그건 아니지요.

역명 유상판매에 관한 지침이 있고 규정을 안지키면 사소한 일에도 관용없이 확인서 한장 써줘야 하는 우리 하위직 직원들의 눈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큰 건에 공사의 수익을 마다하고 규정을 걸레짝보다 못하고 만들어놓으며 부산은행역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어 내부의 목소리가 끓어오를때,,,,,,,,,,,,,,

 

한마디라도 하실줄 알았습니다.

공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거나

부산시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거나

부산은행에서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거나

하다못해 다음번에 재검토 해보겠다거나,,,,,,,,,,,,,,,

 

일언 반구도 없으셨지요.

그 이후 한마음 편지가 보내져올때 마다 그 내용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지만 읽을 때마다 핵심은 비켜나는 내용뿐이었습니다. 공사의 거대담론을 논하기 위해 편지를 쓰는게 아니라고 첫번째 편지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다양한 얼굴들과 면대면하기 어려운 한계를 뛰어넘어 모닥불앞에서 대화하는 기분으로 쓴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모닥불 앞에서 사장님과 말씀 나눌 기회가 있다면 묻고 싶습니다. 왜 이러십니까?

 

물론 공사의 모든 일에 CEO가 관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겠습니다. 하지만 부산은행역명 변경으로 인해, 공사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넌저시 던지는 한마디에도 공사직원이라는 이유로 고개들지 못할 정도로 직원을 부끄럽게 만든 CEO라면 적어도 한마디는 하실줄 알았습니다.

 

저는 우둔하게도 오늘 12번째 편지를 읽고서야 드디어 우리 사장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이미 결정된 정책을 비난하는 행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

답은 여기에 있었네요. 역명 변경이나 테마연수 일방취소 같은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질때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신 이유,,,,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마라!!!

 

제가 알기로 우리공사의 직원들은 역명변경에 대해 결코 비난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소중한 직장이 원칙을 저버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을 뿐입니다. 결정된 정책이라 하더라도 돌아보고 되돌아봐서 잘못된 것이라면 다시한번 검토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비판'을 '비난'이라 치부하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에서 살짝 솜털이 돋섰습니다. 소통은 립써비스였나요?

 

이제 새로운 사장님에 대한 기대는 거둘때가 되었나 봅니다. 바담풍이라 하면 바람풍이라 바로잡아 말하지 않는것이 우리회사에서 살아남기 더 좋을거라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주셨습니다. CEO는 CEO이고 말단직원은 말단직원일 뿐입니다. 겨울바람이 차갑네요.

 

앞으로 날아올 150여통의 공허한 '내마음편지' 읽는 시간 낭비하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3년임기 의미있게 채우시길 바랍니다.

(사장님 화나게 하거나 비꼬려고 적은 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있는 현실 그대로를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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