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이전과 달라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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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깊은 숨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2,521회 작성일 15-07-06 08:07본문
7월 3일 통상임금 1심 선고 이후 on/off 상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조합원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물론 공사 내부게시판에도 통상임금에 대해 이러저러한 의견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 아쉬움과 불만을 담은 글입니다.
당장의 아쉬움으로 노동조합에 대해 불만은 가지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잠시 심호흡을 하고
바로 앞은 물론 약간 더 멀리 내다봐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공사는 유례없이 정부지침도 아닌 ‘임금동결’을 주장할 만큼 노사 간 신의성실을 이미
내팽개친 상태입니다. ‘임금동결’ 주장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공사재정관련 노동조합 압박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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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향후 개통하는 새로운 노선들까지 ‘현 정원으로 모두 운영하겠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흘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 조직체계를 근간부터 흔들어 볼 요량으로
10월 조직진단 용역결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구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통상임금 선고 이후 항소여부와 별개로 선고 이후 지급해야 할 당장의 미지급 임금과
2013년 7월 이후 향후 임금체계 개편 전까지의 통상임금 관련
미지급분에 대한 지급방식도 신속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사가 노동조합을 대하는 태도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공사 입장에서는 ‘임금도 많이 받는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이 통상임금까지
추가로 받는 것을 어떤 형태로든 불온시하거나 현행 임금협상과 연동시키고 싶을 겁니다.
수년간 반복되어 온 노사관계를 볼 때 공사 특히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입장에서는
올해 정부시책인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2진 아웃제’ 등과 관련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자 할 것이고, 임금협상 관련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성과나 진전된 결과를 만들고자 할 겁니다.
‘임금동결’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등 노동조합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결국 올해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예상하듯이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의 노동통제 정책이 우리 공사 노사관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산지하철노동자들만의 대응으로는 어림없기에 전국 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 이 또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조합원에게 노동조합이 차지하는 존재이유가 ‘임금’과 ‘근무조건’을 일정 수준
유지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고용안정’ 자체를 지키기 위해 공사 내부로는
경영진과 공사 외부로는 정부와 비타협적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조합원들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우리 노동조합의
흔들림 없는 조직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깃달기, 쟁의복착용, 결의대회 참석하는 정도로도 조합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처럼 느껴졌다면 지금부터는 교섭내용 하나하나를, 노동조합에서 조합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내용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챙기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기입니다.
공사가 정부지침에도 없는 ‘임금동결’을 제시하고, ‘취업규칙의 일방적 불이익한 변경’을
내세울 만큼 법도 우리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지켜주기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통상임금 판결 이후 노동조합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할 것입니다.
어쩌면 올해는 성과급마저 포기하고 싸워야 할 상황에 놓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집행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질타를 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필요할 때만 찾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그 근간에는
현 시기 노동조합의 존재가치와 조직력 강화에 대한 깊은 관심이 전제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지켜오고 있는 성벽을 자신들이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도록,
그리고 올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공사와 정부의 공세를 잘 극복해 나가지 못하면
향후 부산교통공사 안에서의 생활은 상상하기 싫은 지경에 이를 수도 있음을
이번 통상임금 선고 이후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합니다.
현재의 조건을 만들어 오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지키는 것은 그 보다 수십 배
더 어렵습니다. 현재까지의 모습에서 크게 뒤로 후퇴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부산지하철노동자들의 삶이 그리 팍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이 글이 누구보다도 무거운 짐을 지고 현장 조합원들에게 최선을 다해
활동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바랍니다.